비판적 실재론과 전략관계적 접근법 실험실

1. 조건-대응-결과: 구조와 행위의 변증법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과 전략관계적 접근법(strategic-relational approach)에서는 왜 구조와 행위의 상호작용을 변증법적이라고 하는가? 물론 반드시 변증법이라는 말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말을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말을 사용하는 까닭은 구조와 행위의 상호작용이란 말이 가리키는 것이 Giddens나 Bourdieu가 제안했듯이 구조가 행위를 제약하고, 행위는 구조를 생성한다는, 이제는 진부한 상식이 되어버린 구조론과 행위론의 종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변증법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구조에 대해서 행위가, 그리고 행위에 대해서 구조가 대자적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구조는 행위를 통해서 제도적으로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구체화된다. 즉 구조는 언제나 행위에 의해 매개된다. 둘째 행위자는 언제나 구조에 의해 매개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구조적 제약뿐 아니라 그 구조에 관한 계산을 통해서 구체적인 전략적 실천이 도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우리는 ‘조건’과 ‘대응’, 그리고 그 결과라는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구조적으로 각인된 전략적 선택성(structurally-inscribed strategic selectivity – 특정 전략에 더 우호적인 조건)을 띤 ‘조건’에 대한 대응, 특히 그러한 구조적 조건을 감안한 성찰적인 계산(structurally oriented reflexive calculation)에 근거한 ‘대응들’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사회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극히 추상적인 주장을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학교에서의 체벌을 예로 하여 다음에서 설명하겠다.

2. 조건-대응-결과의 사례: 학교에서의 체벌 권력

구조주의나 행위자 중심주의를 벗어나 이러한 구조에 대한 다양한 대응을 통해서 현실을 파악하는 접근법이 가지는 장점은 현실을 보다 적확하게 이해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의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살피도록 하자.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사회 속에 위치한 학교라는 제도적 물질적 실체에 의해 뒷받침되어 있는 것으로, 교사에게는 특정한 경우 학생을 체벌할 구조적 권력이 있다(이 글에서 구조가 가리키는 것은 이렇게 물질적 기반을 갖는 관계이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나 발현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적으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할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구조론이, 다른 쪽에서는 행위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구조론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보면, 교사가 체벌의 권력을 행사하려 할 때, 학생에는 여러 가지 선택의 대안이 있다. 학생은 자신의 성찰, 계산, 생각 혹은 (우연적) 상황에 따라 조용히 체벌에 응할 수도 있고, 반항하다가 몇 대 더 맞을 수도 있고, 오히려 교사를 매질하거나, 도망칠 수도 있다. 분명히 이런 가능성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실을 이해하는데 있어 구조적 분석이 갖는 한계가 분명해진다. 왜냐하면 구조적 분석은 학생이 어떻게 구조에 (성찰적으로나 우발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행위론이 옳은 것도 아니다. 행위론(예를 들면 Foucault의 접근 방식)에 따르면 교사가 체벌의 권력을 행사하거나 하지 못하는 것은 구조가 아니라, 단지 교사의 유약함이나 기술 부족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교사-학생 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개별적인 권력관계나 기술로 현실을 환원하는 것은 학교가 교사에 부여한 권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즉 제도적/물질적인 실체를 가진 학교교육의 구조가 각각의 가능한 대응에 대해 학생이 궁극적으로 치뤄야 할 대가를 다르게 하기 때문에 체벌에 직면한 학생이 여러 가지 대안들 중 아무것이나 쉽게 선뜻 택할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교사를 매질하거나, 반항하고 도망간 학생은 퇴학까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행위자들의 창의성에도 불구하고 구조가 재생산되는 경향은 강한 것이다. 이렇게 구조 자체에 내재한 특정한 대응/행위에 대한 편향을 ‘구조적으로 각인된 전략적 선택성’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사회현상을 보다 적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조건 – (전략/전술/우발적) 대응 –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 충분히 설명되었다.

3. 구조와 행위: 실재론적/전략관계론적 개념화

이제 구조와 행위/대응에 대해 보다 이론적인 개념화를 해보도록 하자. 서두에서, 구조에 대해서 행위가, 그리고 행위에 대해서 구조가 대자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자면 구조는 행위를 통해서 제도적으로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구체화(언제나 행위에 의해 매개)되며, 행위자는 언제나 구조에 의해 매개된다는 것이 이것이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바는 다음과 같다.

A. 조건으로서의 구조는 구조적으로 각인된 전략적 선택성의 특징을 띠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1) 추상적 구조 - Sayer의 실재론적인 구조개념, 즉 내적 관계로서의 구조. 우리의 관심사는 사회현실이기 때문에 여기서 관계란 사회관계를 가리키고, 이 사회관계가 내적이라는 것은, 사회관계를 맺고 있는 당사자간의 관계가 이미 서로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본은 임금노동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임금노동은 자본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노동-자본 관계는 역사적으로 성립되었지만 하나의 내적 구조이다. 이러한 내적 구조로부터 파생된 가치법칙도 실재론적 구조에 포함된다.
2) 구체적 구조 - 이러한 실재론적 의미의 구조는 결코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ㄱ) 언제나 행위, 특히 전략적, 제도적 행위에 의해 매개되어 구체적 형태를 띠고 (ㄴ) 경우에 따라 그것이 가진 힘이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본-노동관계의 예를 들면, 그것은 언제나 테일러주의 혹은 포드주의 노사관계와 같은 특수한 형태를 띤다. 사실 사회과학에서 구조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은 실재론적 의미에서라기 보다는 이러한 의미에서의 제도적, 전략적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이렇게 제도적으로 매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이나 맥락에서 자본-노동 관계가 갖는 구조적 힘이 발현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테일러주의/포드주의 노사관계와 같은 구조가 갖는 구조적 힘도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미 전략적 행위에 의해 매개되어 도출된 구체적인 노사관계도 역시 행위에 의해 계속 매개되어야 작동하기 때문이다(* 비판적 실재론은 이렇게 매개되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아직 구체적으로 매개되지 않은 구조를 실재real의 차원에, 매개되어 발현된 구조를 현실actual의 차원에 놓고 서로 구별한다).
3) 구조적 효과 – 구체적 구조도 구조적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구조/제도에 대한 전략적, 비전략적 대응이 혼합되어 생기는 결과, 즉 국면, 상황, 사건들도 행위자의 입장에 따라서 구조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포드주의하의 노사협상의 특정 국면은 구조의 관점에서 보면 비구조적이지만, 그것을 의지에 따라 변화시킬 수 없는 행위자, 예를 들면 노동의 관점에서는 구조나 별로 다를 것 없는 구조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B. 대응으로서의 행위는 구조적 지향을 갖는 성찰적 계산을 특징으로 한다. 구조는 권력행사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즉 행위자가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여 구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행위자가 ‘그대로’ 따라갈 수 있거나 따라가야 할 그런 구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어떠한 구조나 권력도 행위자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A부터 Z까지 모두 가르쳐주거나 지시하지 않는다. 구조에는 언제나 불투명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위자는 결코 문화중독자(cultural dope)가 아니며 성찰성과 합리성(*이 개념을 도구적 합리성과 같은 협소한 의미의 합리성과 동일시하면 안 된다)은 분명히 행위자의 중요한 특성이다. 행위자의 성찰적/합리적 행위, 특히 구조에 대한 대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1) 전략적 대응: 구조의 특성에 대해 성찰하고 계산하면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목적지향을 갖는 한 그 행위는 전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본관계 그 자체 혹은 포드주의적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전략—사회주의나 신자유주의적 전략—을 예로 들 수 있다.
2) 전술적 대응: 성찰적-계산적이지만 구조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구조에 적응하고, 전략을 지원하려는 행위는 전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포드주의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고 그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는 자본 혹은 노동의 행위를 예로 들 수 있다.
3) 비전략적, 비전술적 대응: 1), 2) 이외의 행위들, 우발적 행위뿐 아니라 전통적, 감정적 행위 또한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들도 그 동기, 원인과 상관 없이 전략적 혹은 전술적 함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 미시적 변화에서 거시적-구조적 변화까지

위에서 언급한, ‘전략적 선택성’을 지닌 구조 및 그에 대한 ‘성찰적 대응’으로부터 생기는 결과는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1) 사태의 미약한 변화 – 유의미하지 않은 변화, 2) 전략적 혹은 전술적 함의를 갖는 새로운 사건, 상황, 국면, 3) 새로운 제도의 창출 – 구조의 제도적 표출 형태의 변형, 혹은 4) 새로운 추상적 실재 구조의 형성.

앞의 학교 체벌의 예에서 학생이 반항하고 도망갔다고 하자. 이러한 예외적인 사건은 어떠한 의미 있는 결과도 낳지 못할 수도 있지만, 교사의 체벌 권력이 부당한 상황에서 사용되었다는 여론이 조성되어 일종의 제도적 위기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교사의 체벌 권력이 제도적으로 제한되거나, 심지어는 거시적 차원에서 제도권 학교교육에서의 교사-학생 관계가 근본적으로 재구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경제학적인 예를 들자면, 2)에 대응하는 것은 정권교체 또는 경제정책들, 3)에 대응하는 것은 새로운 국가형태(자유민주주의, 권위주의, 파시즘 등) 혹은 축적체제/조절양식(경쟁자본주의, 포드주의, 포스트포드주의 등), 4)에 해당하는 것은 새로운 국가유형이나 경제의 유형(절대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이 될 것이다.

5. Foucault 비판: 비판적 실재론과 전략관계론의 관점에서

Foucault나 Foucault의 영향을 받은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이 다루는 권력/힘은 2)와 3)의 문제, 즉 ‘어떻게’how의 문제에 국한되고 있다. 이것이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이들은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수준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생성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공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서 그치기 때문에서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사후적(ex post)인 actual 수준에 분석을 국한시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포드주의 노사관계에서 행사되는 권력은 노동-자본의 관계에 기반한 자본의 권력 혹은 그러한 특정한 노사관계의 형태에 의해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용되는 지배/권력의 기술(technique)에 의해서만 설명된다. 이러한 관점을 따르게 되면 구체적 분석을 벗어나 권력/힘을 분석할 수 없기 때문에, 자본은 어떤 권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권력이 관계라는 주장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그것은 조금도 소유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은 이를 테면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이 피아노에 접근할 능력(네트워크, 기술 도구)을 결여하고 있었을 때, 그에게는 피아노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라는 궤변과 같은 것이다.

반면 비판적 실재론은 사전(ex ante)에 파워/역량(power/capacity)을 관계적, 물질적으로 소유한 실재라는 존재의 층위를 별도로 인정한다. 이에 따르면 자본-노동의 구조적, 내적 관계에서 나오는 자본의 권력은 단지 자본이 사용하는 권력의 기술뿐 아니라, 그 관계 자체, 특히 관계의 물질화(예를 들면, 생산의 포드주의적 조직화)에도 의존하고 있다. 자본축적을 지상명제로 삼고, 그러한 명제를 역사적 지리적으로 특수한 방식에 따라 추구하는 자본이라는 권력의 중심을 통해서 권력의 ‘왜’why까지도 설명하는 것이다.

물론 Foucault가 어떠한 중심도 명시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는 국가가 전략적 부호화의 장소(site of strategic codification)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다시 말하면, 국가는 권력 행사에 사용되는 전략과 기술이 설계/고안(design)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즉 Foucault는 권력을 전략과 관계의 관점에서 파악했으며 국가를 부정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접근법 또한 일종의 ‘전략-관계적’ 접근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국가가 전략을 부호화할 때, 모든 부호화의 가능성에 개방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전략을 선택적으로 보다 선호한다는 것, 즉 전략적 선택성(strategic selectivity)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침묵했다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즉 Foucault의 접근 방식은 구조에 의해 선택가능한 대안들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다는 것에 대한 어떤 통찰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예를 들면 왜 포드주의 노사관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전술(유연화)보다 다른 전략/전술(과학적 관리기법)이 더 자주 사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것은 그가 why에 대해 침묵했기 때문이다.

반면 Poulantzas는 국가의 제도적 물질성(육체-지식노동의 분화, 개인화, 민족, 전통 등)이라는 개념을 통해 전략적 선택성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에 따르면 국가 권력이란 세력관계의 물질적 응축이다. 세력관계는 그것을 국가의 제도와 장치에 각인시켜서 국가를 하나의 특정한 전략적 선택성의 시스템으로 구성한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성의 시스템은 이제 사회세력들에게 차별적인 영향을 준다.

* 이 글에 등장한 주요 개념들의 원천이나 보다 상세한 소개는 다음을 참고할 것(번역본이 있는 경우, 번역본 서지사항을 적어 놓았음).


- 비판적 실재론: 앤드류 세이어, <<사회 과학 방법론>> (한울, 1999)
- 전략관계적 접근법 및 전략적 선택성: 밥 제솝, <<전략관계적 국가이론: 국가의 제자리 찾기>> (한울, 2000) / Bob Jessop, ‘Institutional (re)turns and the strategic-relational approach’, Environment and Planning A 33 (7) (2001): 1213-1235. (http://www.comp.lancs.ac.uk/sociology/papers/jessop-institutional-(re)turns.pdf)
- 행위자 성찰성 및 행위자-연결망 이론: 김경만, <<과학지식과 사회이론>> (한길사, 2004)
- 전략과 전술의 구분: Michel de Certeau, The Practice of Everyday Life,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December 2, 2002)
- 포드주의/조절이론: R. 브와예, <<조절이론: 위기에 도전하는 경제학>> (학민사, 1991)
- 푸코의 권력론: 미셸 푸코, <<성의 역사 제1권 앎의 의지>> (나남 2004)
- 푸코와 비판적 실재론, 마르크스의 관계: Richard Marsden, The Nature of Capital: Marx after Foucault (Routledge, 1999).
- 풀란차스의 푸코 비판: 니코스 풀란차스, <<국가, 권력, 사회주의>> (백의,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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